
저는 개인적으로 학점이 안 좋은 애들 공부가 어렵다고 하는 애들은 공부를 안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안했기, 덜했기 때문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아니더라고요.
해도 안되요. 너무 어려워요. 이런 얘기를 많이 해요.
그러면은 학점을 정말 잘 받는 애들을 분석해서 공부법을 추출을 해서 얘네들에게 알려주면 도움이 되겠다라는…
NAR : 이혜정 소장의 연구는 특별했습니다.
평균 학점 4.0이상을 받은 우등생들의 공통적인 특징을 찾기로 한 겁니다.
전체 2, 3학년에서 어쩌다 4.0을 넘는 경우는 운일 수 있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연달아 두 학기를 넘은 애들일 경우에만으로 한정을 했어요.
그랬더니 서울대 전체에서 딱 150명이었어요.
그랬더니 46명이 오케이를 한 거에요.
NAR : 이혜정 소장은 우등생 46명을 대상으로
수업태도, 공부방법, 생활습관, 가정환경 등 광범위한 인터뷰를 진행하고 이를 영상으로 기록했습니다.
이혜정 소장은 더 많은 데이터를 모으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서울대생 전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46명의 그 데이터를 항목별로 나눠 가지고 그거를 문항으로 나눠서 전체 학생에게 양적인 조사를 한 거에요.
그랬더니 천 명이 넘는 학생들이 응답을 해줬어요.
NAR : 총 1213명의 데이터를 모았습니다. 이들의 공부패턴과 학점을 비교하면,
서울대에서 A+ 맞는 비법이 드러날 것입니다.
근데 연구가 다 끝난 다음에는 이걸 나눠서 배포를 하는 게 맞나는 의문이 들어서 학생들에게 배포를 못했죠.
NAR : 서울대 A+의 비밀을 연구하고도 배포하지 못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NAR : 서울대생 희범이의 별명은 A+입니다.
희범이는 A+ 학점을 받는 확실한 노하우가 있습니다.
중간에 놓치는게 있을 수도 있고,
그런 부분은 일단 다 적어놓은 다음에 다시 보면서 모르는 부분은 인터넷 찾아보던지 하는거죠.
그냥 노트북으로 하루종일 치고 있어요. 교수님이 하시는 말씀.
제작진 : 어느 정도까지 받아적어요?
그냥 어느 정도까지가 아니라 들리는 거는 거의 받아적는 식으로 하거든요.
수업시간에 그냥 핸드폰 녹음기를 켜놔가지고 녹음을 해놔요.
그래서 수업 끝났을 때나 시험기간 됐을 때 다시 들으면서 필기 다시 정리하는 식으로 공부해요.
받아 적으면은 나쁠 거는 없으니까. 그리고 수업시간에 좀 더 집중하는 느낌이 나거든요.
NAR : 희범이의 A+ 비법을 전수받으려는 애들도 많습니다.
NAR : 다른 우등생은 어떨까요?
혜성이도 서울대 경영학과에서 소문난 우등생입니다.
물론 A+를 받는 비법이 있습니다.
학점을 잘 받으려면… 어… 앵무새가 되야죠. 좀 별로 의문을 갖지 않으면 되요.
그냥 알려주신 거 받아적고. 저 같은 경우에는 노트북으로 속기하는 편이거든요.
교수님이 농담 하셨던 거 이 부분을 어떤 맥락에서 농담을 던지셨다… 까지 적고,
그 다음에 PPT를 외우고, 속기 했던 것을 요약해서 다시 외우고, 교과서를 보고, 기출을 구해서 풀고…
저희 학교에는 그래서 되게 재밌어요.
그 교수님이 말씀을 하시면, 다다다닥 소리 엄청 나요.
그리고 말씀을 멈추시면 탁! 소리가 멈추고…
NAR : 이 때 강의를 전부 받아적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지금 이것들이 원자재가 되는 거에요. 처음 들을 때 이렇게 막 날려서 적은거…
키워드나 요약 위주로 공부를 하면, 저는 그러면 불안해서 시험을 못 보거든요.
그 키워드가 어떤 맥락에서 나왔고,
그 과정에서 어떤 농담이 있었고, 부수적인 것들까지 암기를 해요.
이것들을 참고해서 한 번 쫙 뽑으면 이렇게 압축을 해요. 개념을 정리한 건데.
그리고 이거에서 한 번 더 들어간 게 최종 저의 필살기, 치트시트.
이 정도 하면, 시험 준비는 끝났다고 보면 되죠.
시험기간에는 이제 이거를 외우는 그 단계가 이제 시험 공부가 되는 거죠.
NAR)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혜성이의 A+ 비결 역시 교수님의 말씀을 통째로 외운다는 것입니다.
이게 고등학교 때 하던 건데,
고등학교 때 쪽지 시험볼 때 하던 짓인데 대학에 와서도 크게 다르게 공부하고 있지 않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NAR : 강의 내용을 외우는 것은 성적 좋은 학생이라면 누구나 인정하는 A+ 비법입니다.
수업시간에 노트북으로 교수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시나리오 적듯이 그냥 그대로 받아쓰는 거에요.
되게 상세하게 설명을 쓰고, 교수님께서 그것에 대한 예를 설명하시는 것도 다 받아적는 편인데…
일단 기본적으로 많이 외우고, 많이 기억하려고 노력하고, 딱 정리를 해서,
어떤 것의 특징 5가지! 하면 다다닥 나올 수 있도록…
진짜 토시 하나 안 빠지고 써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
너무나 많은 아이들이 공통적으로 한 마디도 빼놓지 않고,
그것도 말을 문장의 형태로 적어야 된다는 것. 요점정리를 하면 안된다는 것.
키워드를 적어서는 안 된다는 것. 그게 너무나 뜻밖이었어요.
왜냐면 우리 연구진들이 다 그렇게 전사하다시피 하는 노트필기로 학점을 잘 받았을 거라는 예상을 아무도 못했거든요.
NAR :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도 다르지 않습니다.
노트필기와 학점이 정비례하고 있는 것입니다.
NAR : 문제는 학생들 생각은 뭐냐는 겁니다. 이혜정 소장은 한 발 더 들어가보기로 했습니다.
네가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데 교수님과 달라.
그런데 네가 생각하기엔 네 아이디어가 더 좋은 것 같애.
그러면은 너는 그걸 시험이나 과제에 쓰니 안 쓰니?
저는 교수님 의견 쓸 거 같아요.
어후… 절대 안 되죠. 그렇게 적으면…
교수님의 견해, 교수님의 분석, 교수님의 해석을 좀 더 쓸 것 같아요.
남들은 하지 않는데 굳이 시도를 할 용기는 나지 않을 것 같아요.
교수님 원하시는게 답이 이렇게 있는데, 제가 거기에다가 새로운 예를 들거나,
새로운 시각을 덧붙이거나 하는 거는 불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감점이 많이 되거든요.
46명 중에 41명이 안 쓴다고 했어요. 내가 아무리 좋은 생각이 있어도 그게 교수님과 다르면 쓰지 않는다.
NAR : 이혜정 소장은 학생들에게 본인의 학습태도가 수용적인지 비판적인지 물었습니다.
NAR : 놀라운 것은 수용적 태도라고 답변할수록 학생들의 학점이 높다는 것입니다.
비판적인 태도를 가지면 학점이 낮다는 이야기죠.
우리학교에는 다 그런 애들만 있니? 물어보면, 아니에요.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애들이 있어요.
그런데 그런 애들은 다 학점이 낮아요. 그렇게 얘기를 하는 거에요.
근데 문제는 이렇게 학점이 낮은 애들이 4.0 넘는 학생들의 그 행동처럼 가지 않으면
죄책감을 느끼고 그렇게 가야지 맞는 거라는 생각을 하니까,
자신의 행동을 수정하려고 해요.
서울대 3학년 상현이의 별명은 질문왕이었습니다.
제가 어릴 때부터 질문하는 거를 좋아했어요.
그게 대학까지 이어졌는데, 제가 워낙 질문을 많이 하니까,
사람들이 대충 11학번 김상현입니다. 하면 저 사람이구나!
교수님이 상현 학생 질문하느라 수고 많았어요. 하고 기억해주셨을 정도로 공부를 많이 했는데,
그거를 이제 제한된 시간내에 문제로써 푸는 연습을 안했었거든요.
그래서 시험을 못보니까, 전체 성적은 높지 않게 나왔습니다.
NAR : 상현이는 공부를 열심히 했지만, 학점은 높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우연히 이혜정 소장님의 논문을 접하고, 그대로 따라해봤습니다.
교수님이 하는 말씀을 전부 받아적었어요.
녹음하고 전부 받아 적고 파일 형식으로 만들어서 일주일에 한 번씩 그 내용을 축약시켰습니다.
시험을 볼 때 제가 작성한 답안지를 그대로 달달달 외워서,
그대로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쏟아 붓는 형식으로…
제작진 : 그렇게 다 받아 적으니까 학점이 어떻게 나왔어요?
폭풍 상승을 했죠.
저는 성적 장학금을 받아본 적이 없었는데, 장학금 받아서 되게 놀랐어요. 효도한 느낌도 들고.
전부 A대 학점이 나왔고,
특히 1학기와 여름방학에는 A+이 제 성적표에서 가장 많은 그런 학기를 맞이하는 행복한 결말을 얻었어요.
NAR : 그런데 정말 행복한 결말이었을까요?
너무 재미가 없어서 힘들었습니다.
NAR : 질문왕 상현이는 이제 더이상 질문을 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쓰면, 이렇게 점수를 주겠구나… 식으로 점수를 분류하다 보니까.
공부에서 저는 없었던거죠.
굉장히 많은 시간을 들여서 공부를 했지만, 실질적으로 저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성적 받으려고 공부를 하는 과목들은 진짜 그냥 무지막지 하게 외우거든요.
평소에는 아무래도 흥미있는 분야가 아니다보니까 잘 찾아보진 않는단 말이에요.
그럼 시험기간 3~4일 동안 외운 양으로 시험을 보는 건데,
3~4일 동안 외운 게 한 학기 두 학기 지나면, 당연히 머릿속에서 사라지게 되죠.